교포분들에게도 한국에 있는 재산에 대한 유언과 상속은 중요한 법률 문제이다. 해외에 거주한다는 점으로 인해 법적으로나 절차적으로나 예기치 않은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오늘 짚어 볼 이슈는 유언의 방식의 문제이다. 주지하다시피 상속법은 유언에 있어 엄격한 요식성을 요구하고 있는데, 세계 각국의 법이 요구하는 유언의 방식은 제각각이다. 따라서 외국에 거주하는 분(한국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이 한국에 있는 재산에 대하여 유언장을 작성하는 경우, 후일 한국에서 그 유언장에 의한 집행이 시도될 때에는 과연 유언의 방식이 적법한지가 우선 판단되어야 하는데, 문제는 그 기준이 되는 법을 한국법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외국법으로 할 것인지에 있다. 이를 유언의 방식에 관한 준거법 지정의 문제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준거법은 법정지, 즉 재판이나 집행이 이루어지는 국가의 사법기관이 국제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를 해석 및 집행함에 있어 어느 나라의 법률을 적용하느냐의 문제이므로, 각국의 사법기관은 자국의 준거법 지정의 원칙에 따라 준거법을 지정하게 되고 그로써 충분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국제사법이 바로 그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사법에 따르면 유언의 방식은 ‘본국법, 상거소지법, 행위지법, 부동산 소재지법’ 중 어느 하나의 법에 의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법 제50조 제3항). 즉, ‘본국법, 상거소지법, 행위지법, 부동산 소재지법’ 네 가지 중 어느 하나의 법률에 따른 방식만 준수하면 한국에서도 유언의 방식은 적법한 것으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준거법을 매우 넓게 인정하고 있는 것은 유언의 방식의 흠결로 인하여 유언이 무효화되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함에 있다.
따라서 외국에 있는 분이 한국에 있는 부동산이나 예금 등의 재산을 대상으로 유언을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한국법을 따라야 할 이유는 없고, 자신이 거주하는 국가의 법이 요구하는 방식에 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하겠다. 간혹 국제사법이 ‘부동산에 관한 유언의 방식에 대하여는 그 부동산의 소재지법’이라고 규정하고 있어 이를 마치 한국에 있는 부동산에 대한 유언은 반드시 한국법이 정한 방식에 의하여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규정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유언의 대상에 부동산과 동산이 혼합되어 있는 경우 동산은 몰라도 부동산만큼은 부동산 소재지법이 정한 방식에 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닌지 질문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 또한 규정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실례로서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교포가 한국의 부동산에 관한 유언장을 한국법(소재지법)이 아닌 일본법(상거소지 및 행위지법)에 의하여 작성하고 후일 일본에 있는 상속인들이 동 유언장에 기하여 한국에서 소유권이전등기신청을 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위 국제사법 규정을 근거로 유언당시의 행위지법 내지 유언자의 상거소지법인 일본 민법이 정한 방식에 의한 유언 공정증서만으로도 등기신청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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