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세금 체납만을 이유로 출국금지 할 수는 없다” – 부당한 출국금지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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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언론보도에 따르면, ‘거액의 세금을 체납했다는 이유만으로 출국금지 처분을 내리는 것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한다”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이 있었다고 합니다(관련기사는 여기).  문제된 사안의 당사자 A씨는 한국에서의 양도소득세 등 5억원이 넘는 세금을 체납했고, 법무부는 이를 이유로 출국금지처분을 내렸던 터였습니다.  그러자 A씨는 자신에게 해외에 도피할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출국까지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며 출국금지 처분 취소 소송을 냈습니다.  그리고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4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출국금지 처분 취소 판결을 내렸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판결 내용을 다소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출국금지 처분의 근거가 되는 출입국관리법은 “5천만원 이상의 국세 등을 정당한 이유없이 납부하지 않은 사람”을 출국금지 대상으로 분명히 정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A씨가 출입국관리법에 정해진 대로 5천만원 이상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이 분명한데(A씨가 체납한 세금은 무려 5억원이었습니다), 어떻게 출국금지 처분이 부당하다는 것이냐는 의문이 당연히 제기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해답은 국가기관이 내리는 행정처분에 대하여는 보다 엄격한 사법통제가 가해진다는 행정법의 원칙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즉, 우리 행정법은 행정처분이 단순히 법에 규정된 요건을 충족한다고 하여 그 유효성을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법과 판례는 그 이상의 것, 즉 행정처분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거나 재량권을 일탈하지 않을 것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응 법규정에 정확히 부합해 보이는 행정처분이 위법한 처분으로 판결 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펴보겠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무부 장관이 일정 금액 이상의 세금 체납자에 대해 출국금지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은 출입국관리법에 분명히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은 바로 그와 같은 규정의 목적과 취지입니다.  출입국관리법이 세금 체납자를 출국금지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세금 체납자가 출국을 이용하여 재산을 해외로 도피하는 등 국가의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행정기관이 동 규정에 근거하여 출국금지 처분을 내리려면 우선 A씨에게 그와 같은 해외 재산 도피의 우려가 있는지를 반드시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그와 같은 재산도피의 우려가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출국금지처분이 내려지면, 이는 과잉금지의 원칙 위반 내지 재량권 일탈에 해당되어 위법한 행정처분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해석은 비단 위 사건뿐만 아니라 추징금 미납을 이유로 하는 출국금지 사건에서도 일관되게 보여지는 법원의 해석 방식이며, 우리 대법원도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판시한 바 있습니다:

” 2,000만 원 이상의 추징금 미납을 이유로 한 출국금지는 그 추징금 미납자가 출국을 이용하여 재산을 해외로 도피하는 등으로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하는 것을 방지함에 주된 목적이 있는 것이지, 단순히 출국을 기화로 해외로 도피하거나 시효기간 동안 귀국하지 아니하고 외국에 체재하여 그 시효기간을 넘기는 것을 방지하는 등 신병을 확보하기 위함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재산의 해외 도피 우려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일정 금액 이상의 추징금 미납 사실 자체만으로 바로 출국금지처분을 하는 것은 형벌을 받은 자에게 행정제재의 목적으로 한 것으로 출국금지업무처리규칙 제2조 제2항에 위반되거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고, 재산의 해외 도피 가능성 여부에 관한 판단에 대하여도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할 것이며, 한편 재산의 해외 도피 우려 여부는 추징금 처분의 범죄사실, 추징금 미납자의 성별·연령·학력·직업·성행이나 사회적 신분, 추징금 미납자의 경제적 활동과 그로 인한 수입의 정도·재산상태와 그 간의 추징금 납부의 방법이나 수액의 정도, 그 간의 추징금 징수처분의 집행과정과 그 실효성 여부, 그 간의 출국 여부와 그 목적·기간·행선지·해외에서의 활동 내용·소요 자금의 수액과 출처 등은 물론 가족관계나 가족의 생활 정도·재산상태·직업·경제활동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2001두3366 판결)

결국 금번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은 법무부 장관이 출국금지 처분을 내림에 있어 단순히 법조문에의 해당 여부만을 기계적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출국금지 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되게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법원의 입장은 비단 출국금지 처분뿐만 아니라 법무부나 외교부가 출입국관리와 관련하여 행하는 여러 행정처분(강제퇴거, 여권발급거부처분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유지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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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ply to “”

  1. 안녕하세요?
    저는 58세여성입니다
    전 남편과 이혼후 혼인을 목적으로
    자영업하는 남자과 사귀던중 체납이 많으므로
    사업자명을 변경해야 된다기에 100% 재혼할것을
    믿고 의심없이 사업자명을 허락하였는데 한달두달
    시간지나자 맘이변하여 저는 마냥 맘이 돌아오길
    기다리다가 그만 세금 체납이 감당할수 없을만큼
    커졌읍니다
    저는 이제 재혼은 둘째치고 세금체납 때문에 또
    괴로웠읍니다
    혼인을 빙자해 나을 택하여 사업자을이용한 경우
    어떻게 해야되는지요
    그러던중 그사람이 본인동행하여 현금보관증
    1억원짜리로 공증 받았읍니다
    체납은 이자포함 약5천이 넘습니다
    이제는 전화도 안받고 그쪽 아들도 연락않된다하고
    저는 체납때문에 고민인데요 변호사 선임 할 능력도
    못되고 밤잠을 못자고 죽고싶은 심정 에 남자한번
    잘못만나서 죽을만큼 고통받고 있읍니다
    혹시 혼인을 빙자하여 사업자을 이용한 죄로
    처벌할수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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