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고소장이 제출되었고, 피고소인이 외국에 체류하는 관계로 연락이 되지 않거나 혹은 신분상의 이유로 귀국을 하지 못해 검사의 기소중지 처분이 내려졌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해외 교포의 여권발급(갱신)을 일률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하여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권법은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범하고 국외로 도피하여 기소중지 된 사람”을 여권발급 거부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실무상 기소중지는 검사가 ‘범죄를 범하였다’고 판단하여 내리는 경우 외에도 단지 해외 거주자와 연락이 되지 않아 고소인의 주장이 맞는지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도 내려집니다(오히려 후자의 경우가 더 많을 것입니다).
외교부 또한 ‘범죄를 범하고 국외로 도피하였는지’는 따지지 않고, 기소중지가 되어 있으면 거의 기계적으로 여권발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외교부가 형사사건에 대한 법적 판단을 내릴 권한과 역량이 없다는 점이 있을 것이고 이를 전혀 이해 못 할 바도 아니지만 그로 인해 입게 될 해외교포들의 불이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여권은 해외 교포에게 자신의 국적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신분증입니다. 해외 거주 자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단지 고소장이 제출되고 기소중지가 되었다는 형식적인 이유만으로 국민의 신분증 발급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입니다. 대법원도 여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해외거주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단이므로 그 발급 제한은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고 발급 거부 사유의 해석에 있어서도 엄격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판결을 내린 적이 있습니다.
국외 체류자가 국내에 입국하지 않고 기소중지를 해소하는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모든 경우가 그와 같은 방법으로 해결 가능한 것도 아니고, 해결되기까지 당사자가 입게 될 정신적, 물질적 피해는 상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초지종은 확인하지 않고 거의 기계적으로 여권발급을 거부하고 있는 외교부의 실무는 원칙과 예외과 뒤바뀌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오늘 소개할 사례도 한국에서 기소중지를 당해 여권갱신(발급)이 거부당해 피해를 본 어느 교포의 경우입니다. 미국에 상당 기간 거주해 온 A씨는 얼마 전 여권갱신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과거 자신이 한국에 머물 때 하던 사업과 관련하여 자신도 모르게 기소중지가 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A씨는 한국으로 귀국하여 조사를 받을까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면 미국에서의 생계가 어려워지는 상황이었습니다. A씨는 저희 사무실에 연락을 해왔고, 저희 사무소는 A씨를 대리하여 검사를 상대로 사건 내용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사건 검토 결과 A씨의 경우는 여권법이 정한 여권발급 거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이에 저희 사무소는 외교부를 상대로 여권발급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였고, 소장을 받아본 외교부는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A씨의 여권발급을 허가하였습니다. A씨는 변호인 선임은 물론 여권을 발급받기까지의 전 과정을 미국에 머물면서 저희 사무소의 변호사들을 통해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케이스가 이와 같이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귀국조사를 받아야만 여권 발급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A씨와 같은 억울한 일들이 줄어들 수 있도록 수사기관과 외교부가 단순 기소중지를 이유로 여권발급을 거부하는 데 보다 신중해야 하고, 해외에 생활터전을 두고 있는 선의의 교포들을 위해 전화와 서면조사 등 귀국을 전제로 하지 않는 조사 방식을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기소중지 해소 및 여권발급 관련 저희 사무소의 업무 실적은 여기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정원일 변호사는 미국, 캐나다, 일본 등을 방문하며 교포분들을 상대로 한국법과 관련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상기 내용 기타 한국법과 관련하여 질문이 있으시거나 정원일 변호사와의 현지 면담을 원하시는 교포분은 여기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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